'평양노래자랑' KBS 말뒤집기

중앙일보

입력

'전국노래자랑' 평양 공연에 대한 여야 의원 참관단의 방북 취소 배경을 둘러싸고 공영방송 KBS가 불과 하루 새에 1백80도로 말 뒤집기를 해 비난을 사고 있다.

KBS는 당초 6일 오전 남북협력단 명의로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사망으로 남북관계에 긴장이 고조되는 형편이라 정치권이 포함된 참관단의 방북이 적절치 않아 부득이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취소 배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최정길 KBS 남북협력단 부주간은 "북한 측의 압력은 전혀 없었다. KBS가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한나라당은 '북한이 참관단 중 한나라당 의원들에겐 국회의원이 아닌 민간인 처우를 해주겠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KBS 측 공식 발표와는 너무 다른 주장이라 확인을 요청하자 崔부주간은 "사실은 북한에서 정치인들이 대거 방북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전달하긴 했다.

하지만 내 이름 석자를 걸고 북한이 한나라당 의원 처우 문제를 꼭집어 언급하진 않았다"고 거듭 부인했다. 그러나 KBS는 이런 해명과 달리 이날 오후 북한 측 공문을 들고 한나라당을 찾아가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KBS가 한나라당의 주장을 부인한 사실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가자 7일 KBS에 강력 항의하고 이를 해명토록 요구했다. 결국 KBS는 한나라당에 대해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신예리 기자shi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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