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겨울 아시안게임 한국 숙소, 극우성향 호텔에서 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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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겨울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이 극우성향의 호텔에서 묵지 않게 됐다.

대한체육회는 7일 "한국 선수단의 숙소가 일본 삿포로 프린스호텔(the Sapporo Prince Hotel)로 변경됐다. 삿포로 겨울 아시아게임 조직위원회가 6일 저녁 '한국 선수단의 숙소를 APA호텔에서 프린스호텔로 변경하였다'는 공식서한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31일 삿포로 겨울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우리 선수단의 숙소로 지정된 극우성향의 일본 호텔 체인 아파(APA) 호텔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아파 호텔 체인은 최고경영자인 모토야 도시오가 저술한 '자랑스러운 조국 일본, 부활로의 제언' 등 일본군의 위안부, 난징학살등을 부정하는 서적을 객실 내에 비치해뒀다. 하지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헌장 제36조 부칙에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OCA 대회 관련 장소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되어있다.

이에 따라 삿포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지난 25일 이 호텔에 해당 서적들을 치워달라고 했다. 호텔 측도 조직위의 요청에 따라 해당 도서를 치우기로 했다. 그러나 삿포로 외의 다른 지역의 호텔에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책을 계속 두기로 했다.

중국 선수단은 서적을 치워도 아파 호텔에선 묵을 수 없다고 판단해 아예 다른 숙소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중국 선수단의 거듭된 요구에 조직위는 31일 중국 선수단 숙소를 종전의 아파 호텔에서 삿포로 프린스 호텔로 바꼈다. 대한체육회도 중국처럼 조직위에 숙소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했고 조직위를 요구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4개 종목(빙상, 컬링, 스키, 바이애슬론) 170여 명의 한국 선수단은 대회 기간 동안 프린스 호텔을 사용할 예정이다. 삿포로 겨울 아시안게임은 2월 19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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