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 후반9홀 보기 4개 무너져 미국 투어 첫 승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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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26·CJ대한통운)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미국 투어 첫 승에 실패했다.

안병훈은 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후반 뒷심 부족으로 우승을 놓쳤다.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안병훈은 전반까지 2타 차 선두를 지켰지만 후반에 보기 4개를 하며 무너져 14언더파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종 17언더파를 기록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웹 심슨(미국)과 연장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안병훈은 전반 9홀까지 줄곧 선두를 유지하며 첫 승 청신호를 밝혔다.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8언더파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첫 승을 의식한 나머지 스윙이 템포가 빨라지며 흐트러졌다. 10, 11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으며 경쟁자들에게 추격을 헌납했다. 10번 홀에서 티샷이 페어웨어 벙커에 빠져 3온2퍼트로 1타를 잃었고, 11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이 길어 물에 빠지는 바람에 또 다시 보기를 적었다.

디펜딩 챔피언 마쓰야마가 13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안병훈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마지막 날 아시아 선수끼리 우승 경쟁을 펼치는 드문 풍경이 연출됐다. 마쓰야마는 파5 15번 홀에서 2온 성공 후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17언더파로 먼저 달아났다. 안병훈은 이 홀에서 세 번째 샷을 핀 1m 옆에 붙이는 기가 막힌 샷을 했다. 하지만 쉽게 들어갈 것 같았던 버디 퍼트가 우측으로 살짝 빗나갔다.

그 사이 웹 심슨이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낚아 17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콜로세움’이라고 불리는 16번 홀(파3)에 들어선 안병훈은 갤러리의 소음 속에서도 티샷을 핀 4m 거리에 잘 붙였다. 그러나 이 버디 퍼트도 우측으로 흘러나갔다.

안병훈이 우승을 하기 위해서 남은 두 홀에서 버디가 필요했다. 그렇지만 344야드의 짧은 파4인 17번 홀에서 안병훈의 티샷 미스가 나왔다. 우드를 잡고 가볍게 스윙을 했지만 너무 짧아 벙커에 들어간 것. 벙커에서 시도한 두 번째 샷도 턱없이 짧아 안병훈은 버디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세 번째 샷인 첫 번째 버디 퍼트의 힘이 부족했고, 2m 거리에서 시도한 퍼트 스트로크도 흔들리면서 결국 3퍼트 보기가 나왔다. 15언더파로 떨어진 안병훈은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안병훈의 마지막 홀 티샷도 왼쪽으로 감기면서 벙커 사이 러프에 들어갔다. 결국 러프와 러프를 오간 안병훈은 3온2퍼트 보기를 적었다.

마쓰야마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354야드의 호쾌한 티샷을 날리며 2연패를 향한 마지막 뒷심을 발휘했다. 그러나 5m 버디 퍼트가 홀 앞에서 멈춰 연장 승부를 허용했다. 마쓰야마는 연장 네 번째 홀에서 3.5m 버디를 낚아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마쓰야마는 2년 연속으로 연장전에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또 마쓰야마는 통산 4승째를 챙겨 마루야마 시게키(3승)의 일본 선수 PGA투어 최다승 기록도 경신했다.

한편 이날 피닉스 오픈은 골프 역사상 대회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4일간 총 65만5434명이 들어와 지난해 61만8365명을 뛰어 넘었다. 지난 3라운드에서는 역대 일일 최다인 20만4906명이 들어찼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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