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동탄 메타폴리스 화재 희생자 안타까운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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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화재로 숨진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숨진 두피관리실 직원 강모(27)씨는 어려운 집안 환경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했다. 두피관리 자격증을 취득한 강씨는 언젠가는 자신의 이름을 건 숍을 내겠다며 성실히 일했다.

강씨의 아버지는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다 보니 스무 살 나이에 취업해서 스스로 돈을 벌었다”며 “아빠ㆍ엄마가 잘살지 못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라며 끝내 눈물을 쏟아냈다.

철거작업을 하다 숨진 정모(50)씨의 유족 역시 “믿기지 않는다”며 통곡했다.

정씨의 형(56)은 “우리 형제는 서로 (경제적으로) 힘들더라도 다른 형제가 힘들면 자신의 반쪽을 순순히 떼다 줄 정도로 우애가 깊었다”며 “형들에게 살갑던 동생이 갑자기 떠나버릴 줄을 누가 상상이냐 했겠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씨의 사고 소식을 들은 노모는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병원에 있는 아들의 얼굴을 아직 보지 못했고, 사회 초년생인 정씨의 두 아들도 아직 아버지의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사망자인 철거업체 현장소장 이모(63)씨는 사고 당시 현장에서 화재 진압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씨는 작업자들과 함께 작업현장 바로 옆 상가 3층 흡연공간에 나가 있다가 연기를 목격했고, 소화기를 들고 곧바로 현장으로 뛰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불로 이씨, 정씨, 강씨와 두피관리실 고객 강모(44)씨 등 모두 4명이 사망했다.

김은빈 기자 kimeb265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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