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삿포로 대회 우익 성향 호텔 바꿔달라"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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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삿포로 겨울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우리 선수단의 숙소로 지정된 극우성향의 일본 호텔 체인 아파(APA) 호텔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31일 "설 연휴 사이 중국 선수단에서 아파 호텔 숙박을 거부하고 다른 호텔로 바꿔달라고 했다. 이에 따라 우리 선수단의 숙소도 교체를 요청했고 조직위는 현지에 다른 숙소 객실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파 호텔 체인은 최고경영자인 모토야 도시오가 저술한 '자랑스러운 조국 일본, 부활로의 제언' 등 일본군의 위안부, 난징학살등을 부정하는 서적을 객실 내에 비치해뒀다. 하지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헌장 제36조 부칙에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OCA 대회 관련 장소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되어있다.

이에 따라 삿포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지난 25일 이 호텔에 해당 서적들을 치워달라고 했다. 호텔 측도 조직위의 요청에 따라 해당 도서를 치우기로 했다. 그러나 삿포로 외의 다른 지역의 호텔에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책을 계속 두기로 했다.

중국 선수단은 서적을 치워도 아파 호텔에선 묵을 수 없다고 판단해 아예 다른 숙소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중국 선수단의 거듭된 요구에 조직위는 31일 중국 선수단 숙소를 종전의 아파 호텔에서 삿포로 프린스 호텔로 변경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체육회 관계자는 "우리 선수단이 중국 선수단과 다른 대우를 받는 건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들다. 중국 선수단처럼 다른 숙소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고, 조직위와 계속 협의중"이라고 했다. 삿포로 겨울 아시안게임은 2월 19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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