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수치심까지 줘야 연예인 경호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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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 2일 부산 해운대에서 바다축제가 열렸다. 가뜩이나 피서객들로 붐비던 해운대 해수욕장은 이 행사에 출연하는 인기 연예인들을 보려는 청소년까지 몰려 인산인해였다. 대부분 10대 여학생으로 보였다.

그런데 한 연예인이 공연을 위해 인파를 헤치며 무대로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좋아하는 스타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려고 많은 여학생이 그 연예인을 에워싸다시피 했다.

연예인의 경호원과 여학생들 사이에 밀고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여학생에게 밀리던 경호원들이 앞쪽에 있는 여학생들의 몸을 만지는 것이었다. 당황한 여학생들이 주춤하며 뒤로 물러나는 사이 그 연예인은 인파를 뚫고 무대로 올라갔다.

연예인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경호원들의 처지를 이해한다. 하지만 여학생들에게 수치심을 주는 그들의 대응은 옳지 않다. 부끄러움에 주저앉아 우는 여학생까지 있었다.

박은주.인터넷 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