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언론, 취임식 인파 두고 시작부터 '삐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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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욕타임스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식 참여 인파를 보도한 현지 언론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21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측은 참석 인파가 많이 왔다는 입장인데, 현지 언론들은 이를 축소해 '썰렁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주 CIA 본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측은 취임식 날 내셔널 몰(National Mall)에있는 워싱턴 기념비까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측은 취임식에 참여한 인파가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의 생각은 다르다. 현지의 한 TV 채널은 25만명 정도로 박하게 집계하기도 했다. 워싱턴 지역 교통당국인 WMATA는 취임식이 열인 20일(현지시각) 오전 11시 기준으로 19만 3000명의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인 2013년 같은 시간에는 31만 7000명이 지하철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첫 번째 취임식날에는 51만 3000명이 이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상대적으로 적은 인파가 몰렸으리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심지어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던 2005년에는 19만 7000명이었다.

현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당일 백악관 앞에 모인 인파를 대체로 8~90만명 정도로 집계하고 있다. 이는 8년 전인 2009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할 때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 당시에는 18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큰 대가 치를 것"이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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