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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싱가포르 조기유학, 낭패 볼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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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에 주 싱가포르 한국대사관 측은 최근 학부모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 때 나온 의견들을 지면에 소개한다. 우선 상당수 유학원이 안내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싱가포르 학교 입학이 그리 용이하지 않다. 학비가 저렴한 싱가포르의 초.중등 공립학교는 외국인을 위한 자리를 별도로 마련하고 있지 않다. 자국 학생들이 입학을 마친 후 공석이 있을 경우에 한해 외국 학생들을 받아주는 것이다. 따라서 공립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선 학부모들이 수십 개, 많게는 100여 개의 학교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공석 여부를 확인하고 입학 자격시험을 치러야 한다. 비싼 수업료를 내는 국제학교의 경우에도 인기가 높은 영.미계 학교는 이미 한국 학생들에게 배당된 쿼터가 소진돼 상당 기간 대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다행히 입학 허가를 받는다고 해도 대부분의 조기 유학생은 영어가 뒤떨어지기 때문에 한두 학년, 심하면 세 학년을 낮춰 들어가야 한다. 실제 나이보다 훨씬 낮은 학년으로 들어가면 학습 수준의 저하와 정서발달 부진은 불가피하다. 부디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해 한국의 학부모들은 싱가포르 조기 유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유광석 주 싱가포르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