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도요타 이어 BMW 강타…지구촌 공습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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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 국경’ 정책으로 지구촌을 공습하고 있다. ‘미국 안에만 있으면 OK’라는 트럼프 당선인이 국경세를 무기로 일본 도요타에 이어 독일 BMW를 위협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5일(현지시간) 독일 일간지 빌트와 인터뷰에서 “BMW가 멕시코에 공장을 짓고 여기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면 35%의 국경세를 물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BMW는 미국 영토 안에 자동차 공장을 지어야 한다”며 “이게 회사에 더 좋다”고 단언했다. 그는 “독일은 뉴욕에서도 자주 보는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한 좋은 차를 생산한다”며 “하지만 독일 사람들이 (미국 GM의) 쉐보레를 같은 비중으로 사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BMW는 멕시코 산루이포토에 공장을 건설한 뒤 2019년부터 생산에 들어가 이를 미주에 수출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BMW는 “회사는 7만명에 육박하는 인력을 직간접적으로 고용하며 미국에 기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BMW 위협은 포드ㆍGM 등 미국 기업과 일본 도요타에 이어 똑같은 방식으로 나왔다. 국내에 공장을 짓거나 엄청난 세금을 물거나 양자 택일하라는 요구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1일 대선 승리후 첫 기자회견에서 경제 통상 분야에서도 국경을 만들겠다는 선언을 내놨다.

그는 “미국 국경 안에 있는 한 나는 상관하지 않겠다”며 “미시간, 테네시,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어디든 (공장을 지으러)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대로 “멕시코에 공장을 만들어 에어컨이건 자동차건 뭐건 미국에서 팔려면 강력한 국경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존의 무역 블럭도 해체하려 하고 있다. 그는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 인터뷰에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호평한 뒤 “다른 나라들도 떠날 것으로 믿는다”며 EU 이탈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미ㆍ영간 양자 무역협정 체결을 강조했다. 미국이 다자가 속해 있는 EU와의 협상(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을 거부하고 개별 국가들과 일대일로 협상하겠다는 신호다. 미국의 협상력을 최대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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