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고민 있나? 날씬해진 김정일 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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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형도 달라졌다. 과거에 그는 운동을 하지 않은 탓인지 배가 상당히 나왔다. 한국 정보기관은 김 위원장의 체형을 키 1m65㎝, 몸무게 80㎏의 비만형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김 위원장은 전에 비해 상당히 날씬한 모습이었다. 양쪽 볼의 살도 좀 빠졌다. 머리는 좀 더 세어지는 동시에 숱은 줄어들었다.

2000년 6월 평양 순안공항의 김 위원장(左). 2005년 10월 평양에 도착한 후진타오 주석을 영접하는 김 위원장(中). 2006년 1월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들어서는 모습(右). [중앙포토]

김 위원장의 분위기도 변했다. 2000년 평양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났을 때 그는 나름대로 유머 감각과 자신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왠지 차분해 보였다. 2000년에 이어 지난해 김 위원장을 만나 본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김 위원장이 과거에 비해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2000년 김 위원장은 경제든 대외관계든 상당히 낙관적인 편이었는데 지난해 6월에는'잘돼야 안 되겠나, 미국과의 관계도 잘 풀려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인 김근식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김 위원장의 부인과 측근이 잇따라 세상을 뜨면서 그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의 측근이자 술친구였던 김용순 대남담당 비서는 2003년 10월, 연형묵 전 총리는 지난해 10월 각각 사망했다. 2004년 8월에는 사실상의 부인이었던 고영희도 세상을 떴다.

무엇보다 미국과의 관계가 그를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미 관계는 2001년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에 포함시킨 데 이어 핵 프로그램, 인권 문제, 위조 달러 등을 문제 삼아 계속 그를 압박하고 있다. 당연히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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