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 20%, 환차손 무방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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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우리나라 5개 수출업체 가운데 한 곳은 환차손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6일 서울지역 1백64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환율변동에 대한 기업의 대응방안'에 따르면 '환차손 때 별 다른 대처방안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가 18.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중에서는 환율변동에 별 다른 대책이 없다는 응답이 5.5%에 그쳤으나 중소 수출업체는 28.5%에 달했다.

또 올해 말의 원화 환율이 경영전략을 수립할 때 가정했던 환율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62.9%에 달한 반면 상승할 것이란 응답은 17.9%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는 경영전략을 수립할 때 원화 환율이 달러당 평균 1천1백90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연말 환율은 1천1백65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 수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에 응한 업체들은 환율이 1천1백원으로 하락할 경우 1천2백원이었을 때에 비해 수출물량이 평균 23.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원화 강세로 인한 가격인상 압력을 수출가격에 전가할 여지는 21.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채산성에도 타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은 원화 강세가 불가피할 경우 정부가 취해야 할 정책과제로 외환시장 개입(41.5%), 원화의 국제결제통화 격상 노력(25.0%), 통상외교 강화(17.1%), 결제통화 다변화 지원(14.6%) 등을 꼽았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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