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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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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비단 한우 농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양돈.양계 등 다른 축산 농가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한우는 값이 비싸도 고급육으로 인정받고 있는 현실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오히려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 돼지고기의 소비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양돈 농가들 사이에 넓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쌀 개방 협상과 마찬가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역시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 수입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더 이상 정부나 농민 모두 실익 없는 소모적 논쟁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국내 축산 농가가 수입이 코앞에 다가온 미국산 쇠고기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길은 깨끗한 환경에서 땀 흘려 생산한 고품질의 제품을 내놓아 식탁에서 소비자에게 평가받는 것 외에는 없다고 본다.

다른 여러 산업과 마찬가지로 축산업도 이미 세계화의 물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만큼 이 땅의 축산 농민들도 더욱 질 좋은 먹거리를 생산.공급하는 데 근본적인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정부도 이 땅의 국민 건강을 책임진다는 자부심 하나로 힘든 환경에서도 평생 한길을 걸어온 축산 농가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장장길 대한양돈협회 공주지부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