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음주운전 뺑소니 경찰관…딸 내세워 바꿔치기 시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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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을 하다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고 달아났다가 긴급체포된 현직 경찰이 범행 직후 "딸이 운전을 했다"며 바꿔치기를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경기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도로교통법 위반 중 음주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입건된 인천서부경찰서 소속 A(55) 경위는 사고 직후 자신의 딸을 운전자로 내세웠다.

그는 지난 8일 새벽 0시37분쯤 경기도 김포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싼타페 차량으로 옆에 주차된 쏘렌토 등 차량 3대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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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경위는 피해 차량 3대가 긁히고 범퍼가 찌그러지는 등 피해를 입었는데도 연락처 등을 남기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 장면을 목격한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관 앞에 나타난 것은 A경위의 아내와 딸 B씨(26)였다. B씨는 "운전미숙으로 내가 사고를 냈다"고 주장했다.

반면 목격자들은 "중년 남성이 운전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관이 "위증하면 처벌받는다"고 경고했는데도, B씨는 자신이 운전했다고 고집했다고 한다.

결국 B씨가 실토하면서 A경위의 범행이 드러났다. 당시 A경위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77%였다. B씨는 "아버지가 시켜서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경위는 서부경찰서 감찰 조사 당시 "아내에게 음주 사고를 냈다고 얘기했더니 아내와 딸이 내려갔다. 딸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운전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B씨도 이 때는 "아버지에게 불이익이 갈까봐 자발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A경위를 대기발령 조치한 상태"라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김포=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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