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작가 예랑씨가 '솔직한 사랑'을 강조했지만 예순을 넘은 완숙한 배우는 아직도 '감춰진 사랑'의 편을 들었다. 그러나 두 명은 사랑을 받고 싶은 여성, 아니 사람으로서는 차이가 없었다. 그들은 세대.직업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주는 사랑'에 익숙했지만 앞으로 '받는 사랑'을 소망한다고 말했다.
연극.드라마에서 각각 왕성하게 활동하는 손숙씨와 예랑씨가 사랑을 주제로 한 책 '사랑아 웃어라'(이미지박스 발간)를 냈다. 엄마와 딸 같은 나이 차에도 사랑이라는 공통분모를 놓고 가슴을 열고 대화했다. 인생의 선.후배로, 혹은 여자 대 여자로 마주 않아 딸이 묻고 엄마가 답하는 형식으로 연애.성.이별.결혼 등 남녀의 다양한 관계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4년 전부터 알고 지내온 그들은 지난해 예랑씨의 어머니가 암으로 타계하면서 손씨가 "너 이제 내 딸 하자"고 제안하며 급격히 가까워졌다. 손씨는 지난 10년간 남편과 별거해온 데다 딸 셋마저 모두 외국에 나가 외롭다. 예랑씨는 미혼이다.
이들의 인연은 다음달 9일부터 4월 9일까지 코엑스 아트홀에서 열리는 손씨의 연극 공연으로 이어진다. 손씨는 이번 책 내용을 토대로 관객과 함께 사랑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는 '라이브 토크쇼' 형식의 공연을 준비 중이다.
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