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배우 손숙 - 30대 작가 예랑 '사랑아 웃어라' 공동 집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17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MBC 주말드라마 '결혼합시다'의 드라마 작가 예랑(35.사진 (左))씨가 "내 인생에는 짝사랑이 없다. 좋아하면 먼저 말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하자 중견 연극배우 손숙(62.사진(右))씨가 "난 절대 사랑을 먼저 고백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사랑에 대한 세대차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30대 중반의 작가 예랑씨가 '솔직한 사랑'을 강조했지만 예순을 넘은 완숙한 배우는 아직도 '감춰진 사랑'의 편을 들었다. 그러나 두 명은 사랑을 받고 싶은 여성, 아니 사람으로서는 차이가 없었다. 그들은 세대.직업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주는 사랑'에 익숙했지만 앞으로 '받는 사랑'을 소망한다고 말했다.

연극.드라마에서 각각 왕성하게 활동하는 손숙씨와 예랑씨가 사랑을 주제로 한 책 '사랑아 웃어라'(이미지박스 발간)를 냈다. 엄마와 딸 같은 나이 차에도 사랑이라는 공통분모를 놓고 가슴을 열고 대화했다. 인생의 선.후배로, 혹은 여자 대 여자로 마주 않아 딸이 묻고 엄마가 답하는 형식으로 연애.성.이별.결혼 등 남녀의 다양한 관계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4년 전부터 알고 지내온 그들은 지난해 예랑씨의 어머니가 암으로 타계하면서 손씨가 "너 이제 내 딸 하자"고 제안하며 급격히 가까워졌다. 손씨는 지난 10년간 남편과 별거해온 데다 딸 셋마저 모두 외국에 나가 외롭다. 예랑씨는 미혼이다.

이들의 인연은 다음달 9일부터 4월 9일까지 코엑스 아트홀에서 열리는 손씨의 연극 공연으로 이어진다. 손씨는 이번 책 내용을 토대로 관객과 함께 사랑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는 '라이브 토크쇼' 형식의 공연을 준비 중이다.

박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