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주 전직소언론인 강연|"소,대한정책 변화… 82년 특별 연구팀 구성|문화·스포츠관계 아닌 정치적 개선은 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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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이 집권한 이후 소련의 대한 외교정책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캐나다 오타와 시티즌지 칼럼니스트인 「일리야· 게롤」씨(46)가 21일 말했다.
소련에서 언론인으로 재직중 지난 80년 캐나다로 이민한 「게롤」씨는 이날 『「고르바초프」 체제하의 소련의 대극동 외교정책』 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한국이 미군에 점령되고 파시스트 군부에 의해 통치되는 저개발국가』 라고 소련이 정의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한국의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이 소련의 경제 및 정치분석가들의 주목을 끌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련과학원은 지난 82년부터 「그로미코」 전외상의 아들인 「아나톨리·그로미코」이 이끄는 한국문제담당 특별연구팀을 구성해 한국의 정치·경제상황을 분석, 외무성 및 무역성에 정책을 건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롤」씨는 그러나 소련의 대한정책은 김일성의 로비활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김일성의 대소로비의 목적은 물론 소련과 한국간의 급격한 관계개선을 저지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르바초프」는 개방정책으로 대서방 유화제스처를 보이고 있으나 미국·서구국가에 대해서와는 달리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에서의 전통적인 소련의 대외정책은 변한 것이 없다』고 경고했다.
지난 73컹년 평양을 방문한바있는 「게롤」씨는 김일성은 최후의 마르크스주의자로 소련도 그에게 개방정책을 요구하기보다는 소련의 세력확대를 위해 김일성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며 한국은 대소관계에서 문화 및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관계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으나 정치 외교적으로 양국간의 발전을 크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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