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사 중 말 맞추기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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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검찰 관계자는 16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e-메일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조사위의 자체 조사가 진행 중이던 이 시기에 3명이 말 맞추기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있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시기 미국에 머물고 있는 박 연구원은 '교수님 지금 바로 전화 주세요'라는 제목 등의 e-메일 7~8통을 윤 교수와 주고받았다. 또 김 연구원은 지난달 24일 귀국해 서울대 조사위 조사를 받고 난 뒤 윤 교수에게 'Defense'(방어)라는 제목의 e-메일을 통해 자신의 조사위 진술 내용 등을 알려줬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최근 대검에서 '논문조작 수사의 핵심은 DNA 검사에 관련된 3명이고 이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내용의 분석자료를 건네받았다.

대검 과학수사기획관실은 최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e-메일 자료 외에 지난해 10월 말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된 연구자료 및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문 등을 집중 분석했다.

대검이 분석한 자료에는 "2005년 논문의 조작이 김선종 연구원에 의해 주도됐으며 황 교수는 2, 3번 줄기세포가 존재한다고 끝까지 믿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2004, 2005년 논문작성 시 줄기세포 DNA 검사와 테라토마 분석에 참여했던 서울대 수의대 소속 연구원 2명과 미즈메디병원 소속 연구원 5명을 소환조사했다.

감사원도 이날 서울대에 11명, 과학기술부에 9명의 감사관을 파견해 본격적인 현장감사를 시작했다. 감사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원받은 회계전문가를 서울대 감사반에 투입, 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또 한국과학재단을 상대로 황우석 후원금으로 관리하고 있는 지원금의 성격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남일호 전략감사본부장은 "돈의 흐름을 파악하다 보면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지원금의 출처와 사용내역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설 전까지 현장조사를 마무리한 뒤 2월 초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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