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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단속 기준 더 강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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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그 결과 현재 우리는 또 한번의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당시 선심성 사면 대상에 포함되어 손뼉 치며 좋아하던 사람 중에 현재 교통사고를 일으켜 자책의 눈물을 흘리며 "그 당시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더라면…"하고 후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 연말연시를 맞아 모임이 잦아지면서 크고 작은 술자리를 많이 하면서 이에 비례해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 위험 역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며칠 전 만취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경찰을 끌고 가다 사망케 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택시를 훔친 술 취한 운전자가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 경찰 2명을 크게 다치게 하는 등 음주운전 사고가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무려 3000여 명이고 부상자는 15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음주운전 사고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따라서 술자리가 잦은 요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경찰 등 국가기관과 일반 운전자들에게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우선 경찰은 음주운전 사고로부터 일반 시민과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지금보다 2~3배 이상 강력한 음주운전 단속을 하여야 한다. 그래서 모든 운전자에게 "음주운전하면 반드시 걸린다"는 인식을 심어 주어야 한다.

국회에서도 음주운전 사고 예방을 위한 법.제도를 대폭 강화하여야 한다. 현재 단속 기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05에서 스웨덴.일본처럼 0.03 이하로 크게 강화해 운전자들이 한 모금이라도 술을 마셨으면 아예 핸들을 잡을 생각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미국처럼 운전자에게 술을 파는 업소 주인까지 처벌하는 법 조항을 신설하여 음주운전에 대한 대국민 경각심을 제고해야 한다.

법원 역시 음주운전자에게 무거운 형벌을 부과하여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법원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 실제로 얼마 전 캐나다의 온타리오주에서 습관성 음주운전자에게 이례적으로 징역 6년을 구형하는 중벌을 내린 바 있다. 이런 국가기관의 노력 못지않게 운전자 스스로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깨닫고 결코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운전자가 음주운전은 무조건 사고로 연결되며 단지 언제, 어디서 발생하고 누가 죽느냐만 문제가 될 뿐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운전자들이 술자리가 있으면 아예 차를 가져가지 말고 부득이 한 모금의 술이라도 마셨으면 반드시 대리운전을 불러 안전하게 귀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우리 모두 술값으로 몇십만원을 흥청망청 쓰면서 자신의 생명과 직결되는 소중한 곳에 1만~2만원을 쓰는 데 인색한 어리석은 인간은 되지 말아야 한다.

송 자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