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1차 공판 "롯데 임원들, 미르재단 모금 전화에 황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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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석비서관에 대한 1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소진세(사진) 롯데그룹 사장과 이석환 상무의 진술을 공개했다.
진술에 따르면 소 사장은 미르재단 28억원 출연과 관련해 "청와대 주관으로 전경련이 요청하는 것이라고 해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K스포츠재단 출연금 17억원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소 사장은 또 "다른 그룹사는 얼마를 내는지, 계열사마다 얼마를 배분할지도 적혀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상무는 "처음 미르재단과 관련해 전경련의 전화를 받았을 대 조금 황당했다"며 "20대 그룹사가 다 참여한다 하고, 납무금액도 분담하기로 해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 사장과 이 상무 모두 돈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이다. 이들은 이후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송금한 것도 자의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해당 금액을 돌려받은 직후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석환 상무는 "누가 보더라도 사업 자체가 엉망"이었다고도 덧붙였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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