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에 돈 줬다'는 박연차 진술, 검찰이 외부 발설 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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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2009년 검찰 수사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이 이를 덮으며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고 압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박 전 회장과 가까운 한 법조인은 2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회장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수사 받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검찰이 반기문까지 덮어버리고 나에게만 압박수사를 한다’는 취지로 얘기했다”며 “박 전 회장이 이 사실을 공개하려 했지만 ‘박연차 게이트 기획수사’라는 언론의 의혹보도가 이어지면서 검찰이 외부에 흘리지 말라고 압박해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법조인은 또 “어떤 형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검찰이 반 총장 관련 수사는 덮었다고 들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수사에서 검찰이 반 총장까지 공격하기는 부담스러워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취임한 반 총장이 뇌물수수 논란에 얽히면, 국가적 불명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는 게 이 법조인의 주장이라고 경향신문은 소개했다.

반 총장 관련 의혹에 대해선 박 전 회장도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법조인은 “박 전 회장 자신도 뇌물공여죄를 받을 수 있어서 두려워하고 있다”며 “2009년 수사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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