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열기 "시들"|시위 우려, 경기 잇단 취소 연기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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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프로야구가 팬들의 외면과 지방경기의 연기사태로 급격히 시들어가고 있다.
82년 출범이래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열기를 북돋웠던 프로야구는 최근 6·10사태이후 지방도시에서 벌어진 시위사태로 경기가 잇따라 취소, 연기됨으로써 일정에 큰 차질·혼란이 일어났다.
시즌초 상당한 열기를 일으켰던 올해의 프로야구 레이스가 해태의 부진, 삼성의 독주로 싱거워지자 6월 들어 관중이 줄어든 데다 설상가상 시위사태의 영향으로 비상이 걸린 것이다.
지난해 6월의 경우 게임당 평균 5천4백15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은 반면 올해는 지난주 13게임을 치르는 동안 모두 1만6천3백17명이 입장, 게임당 평균 1천2백55명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나 관중이 줄어들었다.
이같은 프로야구 인기하락 현상에 대해 야구관계자들은 지난해 우승팀 해태를 비롯, 삼성· OB· 롯데등 4개팀이 각축을 벌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전기리그 중반부터 삼성이 독주를 거듭하고 있고 전국에 걸쳐 가장 많은 팬을 몰고 다니는 해태가 부진을 거듭,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권 획득이 불가능해진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한편 KBO는 부산·대구·광주의 잇단 시위와 이로 인한 경기연기에 울상을 지으면서 『누구를 원망하고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관망하고 있는 실정.
구단측의 한 관계자는 『팬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KBO가 구경꾼처럼 앉아서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는 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고 말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계속된다면 5년여 동안 걸쳐 닦아놓은 프로야구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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