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학생들에겐 "북한=독재"…63.9%는 "통일 필요" vs 15.8% "통일 불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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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평화 오디세이`. 압록강 수풍댐 일대에서 배를 타고 북한 삭주군 인근을 지나던 청년 오디세이 참가자들이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일부 북한 주민은 손을 흔들기도 했다. 김상선 기자

`2016년 평화 오디세이`. 압록강 수풍댐 일대에서 배를 타고 북한 삭주군 인근을 지나던 청년 오디세이 참가자들이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일부 북한 주민은 손을 흔들기도 했다. 김상선 기자

“‘북한’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까?”

이 질문에 대해 초ㆍ중ㆍ고 학생들은 ‘독재’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27일 발표한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다. 전국 615개 초ㆍ중ㆍ고등학교 10만634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응답 학생들의 47.3%가 ‘독재’, 21.2%는 ‘전쟁ㆍ군사’, 9.3%는 ‘한민족ㆍ통일’, 9.3%가 ‘가난ㆍ빈곤’이라고 답했다. 학생들의 절반 이상은 북한이라고 하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독재를 떠올린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51.6%가 ‘협력의 대상’이라고 답해 ‘적대시해야 하는 대상’의 33.1%를 훌쩍 넘겼다.

통일이 필요한지에 묻는 질문엔 ‘필요하다’는 답이 63.9%로 다수였으나 ‘필요하지 않다’는 답도 15.8%에 달했다. ‘잘 모른다’는 19.5%로 나타났다. 통일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학생들은 ▶전쟁 위협 등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28.2%) ▶통일이 되면 국력이 더 강해질 수 있어서(25.2%) ▶한민족이기 때문에(16.2%)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14.6%) 등으로 답했다.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본 학생들은 그 이유에 대해 ▶사회가 너무 혼란스러워질 것 같아서(31.6%) ▶북한의 도발로 인해 북한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커져서(26%) ▶통일 비용 등 경제적 부담이 클 것 같아서(21.9%) ▶언어ㆍ문화적 차이 등 하나의 민족이란 느낌이 들지 않아서(7%) 등을 들었다.

통일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변한 학생들 숫자도 지난 2014년 첫 조사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학교에서 통일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2014년 76.7%→2015년 78.8%→올해 80.4%로 나타났다. 통일교육을 받은 뒤 통일에 대한 관심도도 실제로 높아졌다고 학생들은 답했다. 응답 학생들의 54.2%가 ‘통일 교육을 받은 뒤 통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답하면서다. 통일부 당국자는 “올해 북한의 4~5차 핵실험 등 각종 도발 이후 남북관계가 어려워지면서 교육 현장에서 통일교육 얘기를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교육을 받은 학생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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