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평균 빚 6655만원…30세 미만 자산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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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가구당 평균 부채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저금리 기조 속에 내 집을 마련하거나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이 증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평균 부채는 가구당 665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6.4% 증가했다. 이는 2013년 7.5%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평균자산 3억6200만원, 4% 늘어
대출 가구 40% “부동산 마련용”

가구당 부채는 금융부채(70.4%)와 임대보증금(29.6%)이 대부분이었다. 금융부채 증가를 이끈 건 내 집 마련과 부동산 투자 수요다. 이번 조사에서 담보나 신용대출을 낸 가구의 40.3%는 살집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졌다고 답했다. 거주주택 이외의 부동산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가구도 18.8%나 됐다. 연령별로 보면 전 연령대의 부채가 늘어난 가운데 40대 가구의 부채가 7060만원에서 올해 8017만원으로 12% 늘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가구당 평균 자산은 3억6187만원으로 4.3% 증가하는데 그쳤다. 대부분의 연령대는 소폭 자산이 늘었다. 그러나 30세 미만 가구의 경우 평균 자산이 지난해 8864만원에 올해 8750만원으로 1.3% 감소했다.

부채가 늘어남에 따라 가계의 재무 건전성은 악화됐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16.5%로 지난해보다 5.5%포인트 높아졌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도 26.6%로 2.6%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정부는 가계부채가 아직은 우려할만한 정도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가계부채의 70%를 고소득인 4~5분위 계층이 갖고 있고 금융자산 규모도 부채의 2.2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채무 부담이 커지는 점은 우려스런 부분이다. 자영업자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53%에서 164%로 상승했다. 김 과장은 “빚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상환능력 점검 등 선제적인 위험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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