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영·이만희·최교일 의원, 정동춘 같이 만났다…"위증 논의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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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친박계 국정조사 위원인 이완영ㆍ이만희ㆍ최교일 의원이 지난 9일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을 함께 만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완영 의원은 정 이사장 등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인 태블릿PC에 대한 증언을 사전에 맞췄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교일 의원. 김성룡 기자

최교일 의원. 김성룡 기자

최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완영 의원이 정 이사장을 만나는데 불러 이런 제보가 있는데 의견을 묻길래 ‘신빙성도 없고, 도움도 안되는 내용’이라고 답했다”며 “이에 대해 이완영 의원도 수긍하고 질의를 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만희 의원도 함께 있었는데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완영·이만희·최교일 등 국조위원 3명은 지난 15일 청문회에서 공개된 K스포츠재단의 청문회 대응 문건에서 파란색 표기로 ‘친박’으로 따로 분류돼 있었다.

9일 이완영 의원실에서 함께 만나
최교일 "신빙성 없는 내용이라고 조언했다"

이완영 의원과 최 의원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4일 정 이사장을 만나 태블릿PC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 이사장은 이 의원에게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고영태가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 태블릿 PC 충전기를 사오라고 했다. 고영태 책상안에 태블릿 PC가 있는 것을 봤다’는 등의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정 전 이사장과 이 의원은 의원회관에서 다시 만났다. 당시 정 전 이사장은 “박 전 과장이 8일 JTBC의 태블릿PC 입수관련 해명 보도를 보고 ‘더블루K 사무실을 세 놓은 상태에서 출입문을 번호키로 잠궈놨는데 JTBC 기자가 찾아와 관리인이 문을 열어주고 태블릿PC를 가져간 것이라고 해명한 것을 들었는데, 이는 사실상 절도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다시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이완영 의원은 정 전 이사장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만희 의원과 최교일 의원을 사무실로 불렀다고 한다. 당시 논의 끝에 정 전 이사장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확인했을 뿐 위증을 지시하거나 질의응답을 사전에 모의한 적이 없다는 게 이완영 의원과 최 의원의 설명이다.

다만 이완영 의원은 “국회의원이 전해들은 말을 언론에서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니 박 과장과 상의해 언론에 직접 공개 하도록 해야지 국회의원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돌려보냈다”고는 설명했다.

박유미ㆍ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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