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4차 청문회] 이규혁 “장시호가 자신과 함께 찍은 사진 삭제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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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는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의 설립을 주도했던 장시호로부터 “본인과 같이 찍은 사진은 지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4차 청문회에서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와 청문회 시작 전 대화를 하고 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4차 청문회에서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와 청문회 시작 전 대화를 하고 있다.

이씨는 15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 참석해 “페이스북 등 사진을 지우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씨는 장씨를 어떻게 알았냐는 질문에는 “중학교 후배”라고 밝혔다.

이씨는 또 “장시호에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련 증거를 없애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의 질문에 “그런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그는 “처음 제안이 왔을때 저는 영재선수를 키우자는 재능기부로 알았고, 내부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은 전혀 모른다”며 “지시해도 제가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영재센터에서 돈이 한 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제가 문화체육관광부에 가서 김종 전 차관을 만나 이런 부분을 말하고 실무적인 것들은 문화부 직원과 논의했다”며 “자신은 정상적일 일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장시호씨는 이모인 최순실씨의 지시를 받고 동계스포츠 관련 사업을 빌미로 기업·정부기관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아낼 목적으로 지난해 7월 영재센터를 설립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후 장씨와 김 전 차관 등은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 등을 만나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는 말로 압박하며 후원금을 뜯어냈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삼성전자는 2015년 10월 5억여원, 올해 3월 10억여 원을 후원하는 등 총 16억2800만원을 영재센터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동계영재센터는 지난해 7월 장씨가 빙상 스타 이규혁(38)씨 등을 앞세워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동계 스포츠 영재 발굴 및 종목별 클럽 활성화 등을 사업 목적으로 내세웠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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