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정대표와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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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치는 대화가 필수적인데 민주당 김영삼총재와 대화할 생각은 없습니까.
『나는 대화를 안하겠다고 한적이 한번도 없읍니다. 정치에 관한 사항, 특히 민주발전· 민생문제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화한다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인 것이죠.
나는 이를 위해 대화를 기피할 생각이 없지만 문제는 대화의 상대가 서로 맞아야하는 것입니다. 박수를 칠때도 손뼉이 엇갈리면 소리가 안나듯이 여야대화도 근본적으로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자세를 서로 갖추는게 매우 중요합니다.
정치인은 여야를 막론하고 헌정의 테두리속에서 장내로 들어와 얼굴을 서로 맞댄다면 어떤 대화인들 되지않을게 있습니까. 나는 그렇게 되리라 봅니다』
-민주당의 통일정강정책으로 여야대화가 박혀있는데 수정하지 않을경우 대화는 불가능합니까. 또 수정 촉구를 위해 대화할 생각은 없읍니까.
『현실적 문제로 통일론을 위시해 민주당의 체제부정발언등이 여야간에 문제가 되고있는게 사실입니다. 맹자의 말씀에 하늘의 재앙은 피할수도 있으나 스스로 초래한 재앙은 피할수 없다(천작얼유가위 자작얼부가활)는 말이있죠.
정치인이면, 특히 지도자나 조직·정당은 대화나 말이나 정강등에 대해 신중해야합니다. 이제 스스로 화와 재앙을 만들어 피할 길이 없게됐는데 스스로 불행을 초래하고 또 국가까지 불행하게 만들면 매우 슬픈 일이 아닐수없죠.
여러분이 언제 나에 대해, 용기에 대해 걱정스런 얘기를 하길래 참는것도 용기라고 한적이 있는데 잘못을 서슴없이 고치는것도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의 통일정강은 국가기본에 관한 문제이므로 민주당은 그 오해를 주저없이 없애야 하며 그러면 국민들도 잘했다고 박수칠것입니다.
민주당이 끝내는 고치리라 생각하며 그렇게되면 여야대화는 저절로 풀려나갈 것입니다』
-정강정책은 전당대회라는 절차가 있기때문에 다음 전당대회 또는 중앙상무위를 열어 고치겠다고 약속할 경우 수정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입니까.
『그렇게만 된다면 수정하겠다는 의지가 있는것으로 볼수있지 않겠습니까. 그런식으로 되면 바탐직스럽겠지요.』
-민주당이 수정을 거부할 경우에는 대화를 안할 생각입니까.
『진실로 체제내의 정당이라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국민이 바라는 합리적 결론을 내리리라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관해 야당을 직접 만나 촉구할 생각은 없읍니까.
『당직자들에게 그런 방안을 강구해보도록 말했읍니다. 양측 당직자가 만나 고칠수 있는 좋은 방법을 충분히 논의할수 있겠죠. 나는 하루 아침에 후닥닥 고치는데 따르는 그들의 「모양」 등에 대해 이해해주고 싶습니다. 좀더 인내를 갖고 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수 있다고 판단될때 서로 만나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할수 있겠죠』
-6월10일이후 민정당의 대통령후보가 어떤 위상을 갖게될 것으로 봅니까. 어떤 역할을 하게될까요.
『6월10일까지 기다리면 자연히 알게 될럽니다』
-야당측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대통령선거법 개정헙상을 제의할 용의가 없읍니까.
『현행 대통령선거법으로서도 충분히 공정하고 공명정대한 선거를 보장할수 있다고 봅니다. 하자가 없읍니다. 만일에 야당측이 대통령선거법을 보완하고 고쳐야할 사안이 있다고 한다면 이를 협상할 용의는 있읍니다』
-적극적으로 민정당이 먼저 제의할 생각은 없습니까.
『대통령 선거법이 나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4·13 선언이후 각계의 시국선언과 단식등을 어떻게 보십니까.
『가슴 아프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표현의 자유를 갖고있는 민주주의체제 아래서 인위적으로, 또 물리적으로 그것을 막을수는 없지요. 합의개헌의 노력이 모두 수포화해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실망을 안겨준데 대해 여야 모두가 송구스럽게 생각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합의개헌의 모든 여건을 만들어주었음에도 야당측이 하나도 활용하지않고 오히려 거꾸로 치달린게 아닙니까. 국정을 책임진 여당, 더구나 국정을 맡는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등을 잘 이해만 한다면 서명등이 줄어들 것으로 봅니다』
-88년 올림픽이후 개헌논의를 재개한다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재개될 것이라 봅니까.
『합의개헌을 해야한다는 원칙은 88올림픽 이후에도 변함이 없읍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개헌논의가 어떻게 돼갈것이냐는 문제는 그 당시의 여건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본인은 그때 가면 여건이 매우 성숙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낙관합니다』
-4·13이후의 시국흐름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습니다. 노대표는 어젯밤 경남도 유력인사들과의 만찬에서 야당의 정치행태가 대통령의 단임의지를 손상시킬 우러가 있다고 지적했읍니다. 그 말씀은 만일의 경우 단임의지에 손상이 올수도 있다는 뜻입니까.
『그 반대입니다. 나는 야당측의 정치행태가 대통령의 단임의지 천명을 모독한다는 뜻에서 손상이라는 말을 썼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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