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고립」 벗어나 실리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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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IOC사상유례가 없는 조사단파견은 북한에서의 올림픽경기분산개최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IOC의 한걸음더 구체화된 조치다.
IOC의 조사단파견 제안이 북한에 의해 원칙적으로 수락된것은 그동안 lOC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소올림픽에의 북한참여압력에 북한이 어쩔수없이 이끌리고 있다는 반증의 하나로 볼수있다.
북한은 85년이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3차에 걸친 남북한체육회담에서 줄곧 올림픽공동개최, 이익금분배, 경기종목의 균등배분등 일방적인 주장을 해왔으나 이같은 무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공산권을 중심으로한 보이코트 선동마저도 동조를 받지못하자 뒤늦게 그들이게 돌아갈 수 있는 최저선의 실리만이라도 확보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결국 북한이 서울올림픽 참가신청 마감시한인 9월17일을 4개월 남짓 앞두고 계속 종전입장만을 고수할 경우 국제스포츠계에서 마저 고립되고 말것이라는 한계상황을 분명히 의식한데 따른 반응으로 분석된다.
이번 lOC조사단 파견은 더구나 IOC집행위원을 포함한 조사단이 평양방문등 판문점을 거쳐 서울까지 들리게 된다는 점에서 그동안한국측이 남북한체육회담을통해 강력히 주장해왔던 올림픽패밀리의 남북한자유왕래에 대한 신례를 남길수 있게돼 특히 주목된다.
그러나 일부 IOC관측통들은 북한이 IOC조사단평양방문 동의에 대한 반대급부로 오는7월의 제4차 남북체육회담에서 분산개최종목추가를 다시 요구하게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있다.
아뭏든 북한이 한국과의 단독회담때와는 달리 IOC가 주도해온 일련의 접촉에서만은 종전에 없던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매우 고무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다.<이스탄불=홍성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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