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가결] 유승민 "가장 고통스런 표결" 김성태 "당 탄핵 찬성 사실상 70표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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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 [중앙포토]

유승민 의원. [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새누리당에서도 적어도 62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박 대통령 의원 시절 비서실장이었으나 이후 대통령에게 ‘배신자’로 비판받으며 대립각을 세워온 유승민 의원은 ”제 자신에겐 가장 고통스러운 표결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유 의원은 234표라는 압도적 찬성표가 나올 것을 예상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글쎄요”라고만 답했다. 앞으로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생각을 못했다)…. 차차”라고 답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마음이 무겁고 참담하다”며 “헌재 판결을 조용히 지켜보겠다. 오늘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의총에 불참한 채 본청 뒷문을 통해 국회를 떠났다. 권성동 의원은 “새누리당에 그래도 양심 있는 의원들이 그나마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김성태 의원은 “무효표까지 치면 실질적으로 (새누리당에서 탄핵 찬성표가) 70표 넘었다고 봐야 한다”며 “저희 새누리당이 잘못했다. 대통령을 잘못 모신 책임이 있다. 새누리당 해체하고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친박계에 대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정치적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습니까”라고만 답했다.

탄핵안 표결에 유일하게 불참한 친박계 최경환 의원 측은 보좌관을 통해 불참 이유에 대해 “원래 주장했던 게 질서있는 퇴진이었고, 가(可)든 부(否)든 극심한 국정혼란을 초래한다고 보기에 투표 불참을 선택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새누리당 분당설과 관련, 정진석 원내대표는 강하게 부인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히려 역설적이지만 저희 당이 더 공고하게 화합의 계기를 마련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엄중한 뜻을 가슴깊이 새기면서 국민들께 희망과 꿈을 안겨드릴 수 있는 그러한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양수 의원도 의총에서 분당설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기자들에게 “(분당) 얘긴 할 분위기도 아니었고, 시간상으로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개헌 필요성을 다시 제기하고 나섰다. 성일종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제 개헌을 해야한다“고 말했으며 이철우 의원 역시 ”우리 당은 이렇게 불행한 대통령을 또 만들 수 없다. 개헌해야 한다”며 “개헌 세력들과 힘을 합쳐 개헌을 계기로 정계개편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수진·최선욱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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