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 “한국 재벌이 최순실 사태 실질적 주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 박종근 기자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 박종근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조사규명 국회 청문회에서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은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최순실 게이트의 주범은 한국 재벌”이라고 주장했다.

주진형 전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청문회를 끝내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민은 이들(재벌)을 최순실 게이트 공범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들은 공범이 아니고 주범이다”고 밝혔다. 그는 “정경유착의 토대가 있기 때문에 최순실도 가능한 것”이라며 “초법적인 재벌은 항시적 몸통이고 최순실은 지나가다 걸리는 파리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주 전 대표는 “정경유착을 못 끊는 이유는 단순하다. 재산과 경영권을 세금 안내고 세습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며 “이 탐욕을 버리지 못하면 20~30년 후에 또 감옥에 가거나 이런 자리에 나올 것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정말 벌어진다면 그것은 그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고 밝혔다.

주 전 대표는 그룹 총수들이 모두 출석한 지난 6일 청문회에서 작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혀 부당한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바로 뒷자리에서 “재벌 운영방식이 조직 폭력배와 같다”고도 했다. 삼성증권 전략기획실장과 우리투자증권 리테일 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3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맡은 그는 올해 2월 사임한 뒤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으로 활동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