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라미드펄프 개발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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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권위를 인정받는 종합과학학술지인 네이쳐지 (영국 맥밀런사 간행)가 과학기술원 윤한식 박사의 아라미드펄프 개발을 독창적 분야를 개척한 논문으로 4월9일자에 크게 소개했다.
아라미드펄프는 고강도에 내열성이 뛰어나 방탄조끼·브레이크라이님·컴퓨터배선판 등 넒은 시장성을 갖는 제품이다.
네이쳐지는 이런 응용성보다는 윤 박사의 연구가 합성섬유기술에서 기존방식과는 전혀 다른 섬유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다.
모든 합성섬유의 제조는 자연섬유와는 만드는 방법이 다르다. 합성섬유는 물질을 녹이거나 부드럽게 만든 다음, 가는 구멍으로 뽑거나 잡아당겨 실을 만든다.
반면 면이나 양털같은 자연섬유는 이런 방사과정이 필요없이 분자가 성장하면서 바로 섬유화가 되는 것이다.
윤 박사의 연구는 바로 누에가 실을 뽑는 기법을 합성섬유 분야에 최초로 응용한 셈이다. 아라미드펄프는 분자 자체가 일렬로 성장하면서 섬유가 되는 신물질.
네이쳐지는 연구의 중요성을 평가, 별도의 뉴스로도 취급하면서 서섹스대 화학과 「폴· 칼버트」교수의 『윤 박사의 업적은 자연섬유의 비밀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며 『앞으로 섬유과학의 확산이 예상된다』는 평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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