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때문에 우등 졸업 못해 경력 망쳤다" 옥스포드 졸업생 15억 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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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대 졸업생이 “우등 졸업을 하지 못해 경력을 망쳤다”며 학교를 상대로 100만 파운드(약 14억 9000만원)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브레이즈노스 칼리지에서 역사를 전공한 파이즈 시디키는 “우등 졸업을 했더라면 더 성공했을 수 있다”며 “최소 100만 파운드의 수입 감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0년 6월 졸업할 때 그의 졸업 평점은 ‘2:1 디그리(평균 100점 만점에 70~79점)’였다. 우등(퍼스트)은 80점 이상이다.

그는 “수업이 형편없고 지루해서” 자신이 낮은 성적을 받은 것이라며 학교 탓을 한다. 특히 인도 제국역사 수업이 태만하게 이뤄져 자신의 능력에 못 미치는 성적을 얻었고, 결과적으로 전체 평점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같은 수업을 받고, 같은 시험을 본 15명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졸업 후 상업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시디키는 “우등 평점을 받았더라면 변호사로서도 더 성공했을 것”이라고 했다.

학교 측은 “근거도 없는 주장을 왜 한참 지나서 하느냐”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시디키가 재학 중 아시아 역사 강사의 절반이 안식년 중이라 수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가디언은 시디키가 승소할 경우 수업의 질, 기숙사 시설 등에 불만 있는 학생들이 유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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