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들고 박정희 생가 불지른 수원 방화범 '구속'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이 방화로 인해 불에 탔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1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이 방화로 인해 불에 탔다. 프리랜서 공정식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불을 지른 방화범이 구속됐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4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이 지난 3일 오후 백모(48)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일 백씨에 대해 공용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그는 지난 1일 오후 3시쯤 시너를 준비해 구미의 박 전 대통령 생가 내 추모관을 찾아 시너를 끼얹고 불을 질러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서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 또는 자결을 선택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아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범행 당시에도 추모관 방명록에 '박근혜는 자결하라. 아버지 얼굴에 똥칠하지 말고'라는 글을 남겼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모두 털어놨다. 백씨는 박 전 대통령 생가에 불을 지른 것 외에도 2012년 12월 대구 동구 신용동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에도 불을 질러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2007년 2월에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사적 101호 삼전도비(三田渡碑)에 붉은 페인트로 '철거 370'이라고 낙서를 하는 등 훼손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구미시는 9000여만원을 들여 불에 탄 추모관을 복원할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 생가는 1993년 경북도기념물 제86호로 지정됐다. 753㎡ 부지에 생가와 추모관·관리사무소로 구성돼 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