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은 애증의 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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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지방신문인 볼티모 선지가 27일 한국에 대해 악의에찬 칼럼을 싣고있다.
「킹콩 한국」이란 모욕적인 제목을 단 이 칼럼은 서두에 필자가 「제임즈·릴리」주한미대사와 회견을 가졌다고 밝히면서『한국은 아직도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식민지』라고 표한후 이것은 자기 의견이며 『반드시「릴리」대사의 의견이 아닐수도 있다』는 묘한 발뺌을 하고있다.
이 칼럼은 또 「릴리」대사의 말을 직접 인용, 『한미간에는 애증의 관계가 있다.
대학의 아이들은 나 (「릴리」대사) 의 꼭둑각시를 화형에 처하고 난뒤에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에 입학원서를 낸다』고 했다고 쓰고있다.
제목에 쓴 깅콩이란 표현은『서울에 있는 중요한 미국인』이 했다고 전하고 있다. 그부분을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애기와 같은(infant)산업을 키우고 있는 째지게 가난한 국민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는 이 애기가 미국에 무엇을 팔고 있는지 안다. 우리 안방에는(Bath tube)킹콩이 앉아 있는것 같다』 원숭이과에 속하는 킹콩이 서구인들 사이에서 얼마나 모욕적인 표현인지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칼럼은 또 한국경제가 세계 20위로 성장한것은 지난 30년동안 미국이 원조를 하고 시장을 제공하는등 관대하게 해준 덕분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이 칼럼은 미국의 개방된 시장이 아시아형 마셜계획이라고도 했다.
정치에 있어서도 「릴리」대사가 이민우신민당총재를 만난 사실을 『만남이 메시지』라고 모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것은 『미디어가 메시지』라는 「맥루헌」의 이론을 본뜬 표현으로써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것은 뜻이 없고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현정부에 민주화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되는것이라고 주장하고있다.
이 칼럼은 끝으로 다음과 같이 결론짓고 있다.
『미국은 킹콩한국이 성장하고있는 아동만큼이나 경제적 경쟁자가 되고 있어서 좌절감을 느끼고 있고 킹콩한국은 미국이 민주주의를 파는 것보다 자본주의를 파는 일에 더 능하기 때문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은 번영과 인류의 존경을 받기위해 둘다 해야된다』
지방신문의 냉소주의의 노예가 된듯한 한 칼럼니스트의 비뚤어진 견해에 반응을 보인다는것은 그런 견해를 오히려 평가하는 의미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부질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이 칼럼은 서두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그 내용의 상당부분이 「릴리」미국대사의 견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듯 하기 때문에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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