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액정 TV 투자 공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일본 디지털 가전업체들이 사활을 건 대형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다.

액정TV 부문 선두업체인 샤프는 2008년까지 액정 패널에 2000억엔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미 건설 중인 미에(三重)현 가메야마(龜山) 제2공장의 규모를 확장키로 한 것이다. 당초 투자액 1500억엔을 합하면 제2공장의 설비투자에 3500억엔을 쏟아붓는 셈이다. 가메야마 제2공장이 사용하는 제8세대 유리기판(基板.2.16×2.4m)의 경우 기판 1장으로부터 32인치 패널 15장, 45인치는 8장을 만들 수 있다. 이미 가동중인 1공장은 기판 1장으로부터 45인치 패널 3장밖에 만들지 못한다. 대화면용 패널 생산능력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샤프의 패널 생산능력은 당초 계획했던 것의 세배이자 현재의 네배인 연 2000만대분(32인치 기준)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추가 투자는 한국을 겨냥한 측면도 있다. 샤프는 일본 액정시장에선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유럽에선 한국 업체들을 제치지 못하고 있는데 초조감을 느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2일 "샤프가 '대화면''고기능' 제품의 공급 능력 확대로 승부수를 건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37인치 이상 TV시장도 액정이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내보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이에 앞서 PDP TV부문의 선두업체인 마쓰시타(松下)는 효고(兵庫)현에 새 패널 공장을 건설해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배이상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