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한국’ 매출 2년 연속 감소…2011년 수준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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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한국’의 매출액이 2년 연속 줄었다. 연이은 뒷걸음질에 2011년 수준에 가깝게 매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통계청이 22일 잠정 발표한 ‘2015년 기업활동 조사’ 결과다.

통계청의 기업활동 조사는 상용근로자 수가 50명 이상, 자본금이 3억원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조사 기업 수는 지난해 1만2460개로 1년 전과 비교해 0.3%(43개) 소폭 늘었다. 그런데 이들 기업이 올린 총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2014년 2232조원에서 지난해 2159조원으로 3.2% 줄었다. 통계청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2014년 처음으로 매출이 뒷걸음질 쳤는데 지난해에도 반등은 없었다.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한국 기업 총매출 2200조원 선은 4년 만에 깨진 데다 2011년 수준(2105조원)에 근접했다. 수출과 투자, 내수가 동시에 줄어드는 삼중고 때문이다. 외풍에 의한 일시적 위기가 아니라 ‘주식회사 한국’이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징후는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내 기업이 올린 순이익(법인세 차감 전)은 109조원으로 16% 증가했다. 매출액 1000원당 순이익 역시 50.4원으로 8.4원 증가했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이 50원 조금 넘게 남길 수 있었다는 뜻이다. 매출이 줄어드는 위기 속에 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맸다.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이 역시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신호다. 국내 기업이 연구개발비, 정규직 비율 축소 등 미래 투자까지 줄이며 긴축 경영에 나선 결과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기업의 총 연구개발비 규모는 39조2000억원으로 2014년과 비교해 10.1% 급감했다. 지난해 연구개발을 수행한 기업체 수는 5874개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고, 기업당 연구개발비도 4.8% 줄었다. 강유경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올해 들어서 민간연구소에서 굉장히 많이 인력 감축이 일어났다”며 “연구개발 위탁 부분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전체 근로자 수는 지난해 기준 438만1000명으로 2014년에 비해 1.8%(7만9000명) 늘었지만 정규직에 해당하는 상용근로자 비중은 87.7%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소폭 감소했다. 임시ㆍ일용ㆍ기타 종사자 비중은 이 기간 11.3%에서 12.3%로 늘었다.

지난해 제조업 수는 5817개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반면 이 기간 숙박·음식점 업체 수는 317개에서 342개로 7.9%, 부동산·임대 업체 수는 274개에서 310개로 13.1% 크게 늘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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