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경화 막는 길은 민주화뿐 위정자는 국민 두려워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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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김수환 추기경은 8일 『학생들의 좌경화 현상을 막는 길은 물리적인 탄압이 아닌 민주화뿐이며 위정자들이 진정으로 마음을 비워 국민을 섬기고 두려워할 줄 아는 데에서 참된 민주화는 이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이날 하오 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신도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집전한 「회개를 위한 9일 기도회」 마지막날 미사 강론을 통해 『인권 문제는 남의 일에 무관심하고 알면서도 침묵했던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깊이 자각하고 정의와 진리에 대한 믿음으로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박종철군 고문 치사 사건과 같은 인권 유린 사태와 반대자에 대한 탄압 등 각종 비민주적인 폭력으로 이 땅이 얼룩져 가는 것, 서로가 불신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민족통일의 가능성이 점점 멀어져 가는 것에 대해 우리 모두가 회개해야하며 마음의 구원, 교회의 쇄신, 나라의 민주화와 겨레의 하나됨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학생들의 좌경화 성향에 대해『민중 혁명은 나라의 근본을 뒤흔드는 일이므로 반대한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좌경화 현상도 반대한다. 좌경은 결코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이 정부의 존속을 합리화시켜줄 뿐이므로 학생들은 진정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길로 복귀할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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