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투기 유로퍼이터 여기까지 날아온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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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영 연합 공군훈련 ‘무적의 방패(Invincible Shield)’가 실시되었다. 영국 전투기가 한국에서 연합훈련을 한 것은 6·25전쟁 이후 처음이라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번 훈련에는 영국 왕립공군 제2대대 소속 타이푼 전투기 4대, C-17 수송기, 보이저 공중급유기(A330 MRTT) 그리고 장병 200여 명이 참가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4.5세대 전투기로 마하 2 속도로 비행할 수 있으며 북한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공대지미사일 ‘타우러스’를 장착한다.

무적의 방패 훈련에 참가한 한·미·영 공군기 [사진 공군]

무적의 방패 훈련에 참가한 한·미·영 공군기 [사진 공군]

영국의 이번 훈련 참가는 무엇보다도 한국과 영국의 우호 및 협력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영국 공군참모총장은 훈련기간 중 방한해 오산 비행장에서 성명을 발표했는데 “사상 첫 연합훈련으로 6·25전쟁에서 시작된 한·영 공군의 특별한 관계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양국 간 관계발전을 강조했다.

둘째,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반도 유사시에 미국뿐만 아니라 여러 우방국도 항공전력을 신속하게 투사(projection)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 제7공군사령관 토마스 버거슨 중장은 “지역안정을 저해하는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은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셋째, 군사작전의 상호운용성을 확장할 수 있다. 한국군은 지금까지 미군 무기체계 상호운용성에만 집중했었다. 확대된 우방국 연합훈련은 상호운용성을 확장하는 기회가 된다. 유로파이터는 한국 공군이 2013년 차기전투기(F-X)를 선정할 때 후보였으나 미국 보잉사의 F-15 전투기가 최종 선택된바 있다.

미국 차기 대통령에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운용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런 전략적 변화가 우려되기 때문에 한·미·영 공군의 한반도 연합훈련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장삼열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획득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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