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류 전략적 全大수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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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당 논의와 관련, 신주류가 당초 구주류의 주장이던 전당대회 소집안을 받은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모양새로는 한때 인적청산까지 주장하며 집단 탈당을 모색하던 신주류가 한참 뒤로 물러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신주류의 양보가 전략적 고려에 의한 것이란 분석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더 이상 신당 논의가 지지부진해지는 것을 막고, 전당대회에서 결판을 내되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을 했다는 것이다. 신주류 관계자는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엔 신주류가 내세운 '통합신당론'으로 중도파를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현재 당내 세력 분포는 신주류 모임 참석 의원이 30여명, 구주류 모임이 2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도파 서명에 동참한 의원은 54명. 이들의 향배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원을 자신하고 있는 신주류는 전당대회에서 얼마든지 대세를 장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당초 신주류가 추진해온 개혁신당은 전당대회 후에 밀어붙이자는 '단계별 추진 전략'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구주류가 의구심을 보이는 부분이다. 구주류 모임 회장인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31일 "신주류의 통합신당론은 전술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화갑 전 대표도 "주도권을 잡으려는 노력을 버릴 때 (신주류의 주장이)신빙성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초 전당대회를 고집해 이를 관철한 구주류는 오히려 떨떠름한 표정이다. 그래서 구주류는 전당대회 안건으로 '당 해체 여부'를 묻자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신주류가 요구 중인 '통합신당이냐, 리모델링이냐'를 받아들일 경우 말려들 위험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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