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트럼프 당선에도 상승 마감…獨 1.6%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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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국 주요 증시는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70) 미국 공화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소식에도 결국 큰 폭의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일부 지수가 3% 가까이 급락했지만, 헬스케어ㆍ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오바마케어’ 폐기에 따른 기대감으로 상승 반전했다.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는 전일 대비 1% 상승한 6911.84에 장을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30 지수는 1.56% 오른 1만646.01에, 프랑스 파리 CAC 40 지수는 1.49% 올라간 4543.48에 각각 문을 닫았다.

특히 독일 증시의 경우, 트럼프의 승리로 클린턴 후보가 내세웠던 약값 인하에 대한 두려움이 완화되면서 헬스케어 업종이 4.6% 급등했다. 클린턴은 오바마의 ‘건강보험 의무 가입 정책(오바마케어)’를 이어가면서 보험료 억제를 위해 의약품 시장에 을 인위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장 초반 뉴욕타임스ㆍ워싱턴포스트 등 미 주류 언론들의 예측과 달리 트럼프가 당선됐다는 뉴스가 나오자 파리를 비롯한 일부 증시는 장중 약 3% 가까이 미끄러지기도 했다.

상황을 반전시킨 건 트럼프의 당선 수락 연설이었다. 트럼프 후보 진영에서 안정감을 보여주는 메시지가 전파되자 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은 미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이 매우 자애로운 태도를 보인 것이 뉴욕금융시장의 안정을 가져왔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후보는 전일 승리연설에서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지도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다가가겠다”며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을 이 땅의 모든 시민에게 약속한다”고 말했다.

엘 에리언은 “시장은 트럼프의 세제 개혁, 인프라 투자,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공약에 우호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면서도 “보호무역주의에 관한 계획에는 좋게 반응하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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