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사망 이후 냉동 보존된 2살 아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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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희귀병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태국의 두 살 소녀가 냉동보존됐다.

지난 해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기약 없는 긴 잠에 빠진 2살 소녀 마테린 나오바랏퐁(Matheryn Naovaratpong)의 사연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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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린의 아빠는 어느 날 딸이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자 방콕의 한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 검사 결과 아이는 뇌 왼쪽 부분에 11㎝의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종양의 정체는 ‘뇌실상의아세포종(ependymoblastoma)’으로 희귀병의 일종이었다. 이 질병은 5살의 아이가 걸렸다는 가정 하에 살아남을 확률이 30%밖에 되지 않는다.

마테린은 혼수상태에 빠졌고 이후 12번의 뇌수술과 20번 가량의 항암화학요법 등의 치료를 받았다. 안타깝게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의사들은 결국 아이의 생명유지장치의 전원을 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사망 선고를 받았을 때 아이의 뇌는 왼쪽 부분의 80%가 기능을 상실해 몸 오른쪽 부분이 마비된 상태였다.

어린 생명을 그냥 떠나보낼 수 없었던 아이의 부모는 마테린을 냉동보존하기로 결정했다. 마테린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알코르 생명연장재단에 있다. 일반적으로 냉동보존은 뇌와 시신을 분리해 보관하지만 마테린의 경우 몸 전체를 냉동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가족은 알코르 생명연장재단에 8만 달러(약 9100만원)를 지불했고 한 달에 770달러(약 88만원)를 주기적으로 내고 있다.

알코르의 의학 반응 책임자 아론 드레이크는 “부모는 딸의 생명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선택은 희귀병의 암 세포를 보존해 더 나은 치료 방법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크게 봤을 때 그들의 행동은 이타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테린의 부모는 “냉동 보존이 미래에 기술이 발달해 마테린에게 다시 생명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딸이 다시 눈 뜰 날을 기다리고 있다.

문성훈 인턴기자 moon.s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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