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선율곡선에 매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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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세계적인 바이얼린주자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있는「쵸량린」이 10일 저녁 호암아트홀에서 두번째 내한연주회를 마련, 뛰어난 연주로 많은 갈채를 받았다.
명성만큼 그의 연주는 대단한 것이었으나 「베토벤」『소나타』 첫 악장과「바하」『파르티타』에서 전주곡, 「모차르트」 『쿨도』의 주요 주제가 반복될 때마다 미묘하게 음정이 불안하게 흔들려 안정감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작품에서나 그의 뛰어난 기량은 돋보였으며 따뜻하고 맑은 음향으로 빚어내는 선율곡선은 우리를 매혹시켰다.
그가 빚어내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향은 마음속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그의 소리는 애절함보다 위안을 줄만큼 포근하며 따뜻하고 평온하다. 그러면서 언제나 건강하다.
빠른 패시지에서 분출되는 격렬함과 경쾌한 리듬, 투명하고 세련된 솜씨는 절품.「 프로코피에프」의『소나타』에서 그의 기능은 더욱 뛰어났다.
난해한 작품을 명쾌한 화술로 쉽게 표출해 낸다.
급격하게 변하는 패시지에서 명암에 극적인 표현은 그의 음악적 능력을 엄청난 크기로 기각케 한다.
이날의 백미는「바하」의『무반주 파르티타』중에서「가보테」,그리고「사라사테」의 『서주와 타렌텔라』였다.
넘치는 기량에서 보여준 한가함과 여유스러움, 그리고 쉽게 얻어내기 어려운 밝고 맑은 건강한 음향, 선명한 그의 언법, 경쾌한 박절까지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샌드라·리버즈」의 피아노까지 좋은 음악을 만들어 가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해냈다는데 큰 박수를 보낸다. <서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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