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의회 27일부터 미국 해외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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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를 강력히 반대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결사 저지할 것이다.”

지난 7월 11일 성주군ㆍ성주군의회가 발표한 성명의 일부다. 얼마 전까지 머리띠를 두르고 사드 배치를 거세게 반대하던 성주군의회 의원들이 “미국을 배우겠다”며 샌프란시스코 등으로 해외연수를 떠난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성주와 김천에서 여전히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가 열리는 마당에 미국행은 적절하지 않다”며 비판하고 있다.

성주군의회는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미국 서부 지역으로 해외연수를 떠난다고 25일 밝혔다. 참가자는 전체 군의원 8명 중 한 명을 뺀 7명이다. 군의원들의 수행을 위해 공무원 2명도 동행한다. 미국 연수를 떠나는 군의원 중에는 성주 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 간부로 활동한 이도 있다. 1인당 경비는 250만원으로 총 1750만원이다. 전액 예산으로 지원된다. 추가 비용은 의원 개인이 부담한다. 공무원 2명의 경비도 예산으로 충당한다.

연수 일정은 샌프란시스코 시청과 금문교ㆍ요세미티 국립공원ㆍ그랜드 캐니언 방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숙소는 메리어트 베이커스필드호텔 등이다. 이를 두고 성주군의 한 주민은 “미국의 사드 때문에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왜 하필 거기냐”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성주군이 ‘제3의 장소’를 사드 배치 부지로 받아들이긴 했지만 불과 얼마전까지 격렬하게 반대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미국행은 다소 아쉬운 선택같다”고 말했다.

성주군의회 측은 “당초엔 인도와 네팔이 거론됐지만 보름 전쯤 계절적으로 미국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와 바꿨다”며 “새로운 정책과 제도를 배워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성주=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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