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환위기 처방 잘못" IMF, 정책오판 공식 시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제통화기금(IMF)이 1997~98년 한국의 외환 위기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다고 공식 인정했다. 2001년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 일부 경제학자는 그동안 외환위기 당시 IMF의 지나친 재정 긴축정책이 한국 등의 경제위기를 오히려 악화시켰다고 비판해왔다.

경제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에 따르면 IMF는 28일(현지시간) 90년대 말 한국과 인도네시아.브라질의 경제위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경제 전망 때문에 정책 오판이 있었음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IMF의 독립적인 평가기관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IMF가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은행 산업이 안고 있는 취약성을 과소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IMF는 또 98년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경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한국의 성장률은 마이너스 6.7%, 인도네시아는 마이너스 13%였다. 반대로 99년 브라질은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IMF의 예상과 달리 0.8% 성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 등 IMF 주요 출자국들이 IMF 정책에 지나치게 많은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가 너무 나서는 바람에 가끔 IMF의 정책 동기에 대한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