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수강료 인상 앞두고 실태를 알아본다-시설·서비스 모두 영점…「운전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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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자동차학원 수강생들이 수강료를 내는것 만큼 대접을 못 받고 있다.
폐차장에서 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낡은 차에 실기강사들의 반말· 불친절· 불성실한 강습태도에 수강생들이 오히려 시달리고 있다.
또 시설능력을 초과한 인원모집으로 수강생들이 몰리는 낮시간에는 실기교습을 한번 받기위해 30분∼1시간씩 기다리는 불편까지 겪고 있다.
더구나 12월부터 제2종 보통면허(승용차) 수강료를 현행 한달 12만8천2백원에서 14만1천원으로 10% 올려 받기로 하는등 각종 수강료는 비싸게 받으면서 차량·코스등 시설개선에는 무관심한 실정.
◇시설=실기교습용 차량의 경우 엔진만 겨우 작동될뿐 클러치· 액셀러레이터·핸들등 일반조정 장치는 작동이 잘 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
또 시트가 낡아 찢어진 정도는 제쳐 두고라도 악취까지 풍길 만큼 불결하기 짝이 없다.
학원의 보유차량은 시내 연수용과 교습용 2가지가 있으나 교습용 차량은 등록을 하지 않고도 사용할수 있는 점을 악용, 규정대로 새차를 구입하지 않고 대부분 중고차 혹은 폐차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
또 시내연수용 차량도 폐차기준이 따로 없어 노후된 차량이 버젓이 시내연수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차가 낡은 것도 그렇지만 차안을 청소하지 않은 탓인지 썩는 냄새가 나는 것은 견디기 힘들 정도』라는게 서울응암동 S학원 수강생 김모양 (25·서울응암동)의 불평.
또 방화동 S학원 수강생 이모씨 (43·서울수색동)는 『클러치 작동이 제대로 안되는 차를 배정받아 30분 이상이나 씨름을 하다가 학원측에 항의해 다른 차로 바꿔 연습을 한적도 있다』 고 말하기도.
서초동 A학원 수강생 정모씨(31·서울방배동) 는 『실습장의 아스팔트가 패어 있거나 코스라인의 페인트가 지워져 제대로 연습을 할 수 없었다』 고 지적했다.
◇수용능력 초과= 『주로 상오10시∼하오3시 사이 수강생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는 차 한번 얻어 타려면 30분∼1시간정도 걸리는 것이 보통이지요』
역삼동 S학원 수강생 안모씨(50·서울개포동)의 주장.
이 학원수강생 이모씨(23·서울전농동) 는 『차뿐 아니라 코스시설도 부족해 1개 코스를 2번 연습하고 나면 하루 연습시간 30분이 다 가버린다』 고 불평했다.
◇실기강사의 횡포=1개월전 서울역삼동 S학원을 다녔다는 최모씨 (29· 여· 서울면목동) 는 『30분간의 코스연습 시간 도중 옆좌석에 앉은 강사가 계속 졸기만 해 항의를 했더니 「눈을 감고 있어도 당신이 하는 것을 훤히 알 수 있다」 고 면박을 주어 당황한 적이 있다』 며 강사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
역삼동 S학원 수강생 이모씨 (23·서울 전농3동)도 『걸핏하면 반말을 일삼거나 윽박지르기까지 하는 강사들을 만날 때는 당장 교습받는 것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학원실태=서울시내의 등록학원은 모두 46개소. 이중 8개 학원은 서울시경의 실태조사 결과 시설및 운영미비로 지적돼 문을 닫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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