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통해 교장 고소 위임장 받으려던 교사들 뒤늦게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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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 한 고교 교사들이 학교의 NEIS 시행을 막기 위해 학생 편으로 학부모에게 학교장 고소용 위임장을 받아오도록 했다가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 함덕정보산업고 2학년 담임교사들은 29일 도교육청 홈페이지(www.jje.go.kr)에 올린 글을 통해 "NEIS에 탑재된 자녀의 정보 삭제를 요구하는 학교장 고소 위임장을 학생 편으로 학부모에게 보낸 것은 무리가 있는 행동이었다"며 "이번 사태로 다른 교사와 학부모를 비롯해 교육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학교장에게 교육자로서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점이 저희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 2학년 일부 담임교사들은 ▶'자녀 정보 NEIS 삭제'요청 내용증명 우편물과 ▶교육감.학교장 고소 및 민사소송용 위임장을 30여명의 학생에게 나눠줘 10여명의 학부모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은 바 있다.

이들 교사는 이 학교 교장이 지난 18일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이 같은 현실을 개탄하는 글을 올린 뒤 제주실업계 교장협의회와 이 학교 학부모회.총동문회 등의 비난이 잇따르자 이날 사과한 것이다.

한편 'NEIS저지 제주연대'는 지난 4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월까지 학부모로부터 학생들의 신상정보 삭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 우편물을 받아 해당 학교장과 교육감에게 보내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학교장과 교육감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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