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기쁨 대전 위아자]"암투병 직원 가족 도우려‘바른 요일 차’만들었죠” … 기부, 예술가 후원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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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에 있는 ㈜장충동왕족발의 신신자(63·사진) 대표는 기부 천사로 꼽힌다.

신신자 장충동왕족발 대표

신 대표는 2013년 1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클럽의 회원이 됐다. 대전에서 14번째 회원이다. 아너소사이어티클럽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 이상을 기부하거나, 5년간 1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하면 회원으로 인정한다. 신 대표의 가입은 기업인의 동참으로 이어졌다. 당시만해도 대전지역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은 의사 등이 대부분이었다. 대전 아너소사이어티 클럽 회원은 50명 가까이 된다. 신 대표는 “나눔으로 더 많은 이웃들이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문화예술인 후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유망 예술인 1명에 연간 500만원씩 지원하는 방식이다. 신 대표를 주축으로 대전 지역 기업인 8명과 ㈔한국예총대전시연합회은 지난해부터 예술가를 후원하는 ‘메세나’운동을 펼치고 있다.

신 대표는 이번 위아자 나눔장터에 자체 생산해 시판중인 음료 수백 박스를 기증했다. 신 대표가 만드는 음료는 ‘바른 요일 차(茶)’다. 요일 별로 각기 다른 음료를 마시자는 뜻에서 만든 7가지 음료다. 곡물이나 잎 등 자연 식품만 발아하거나 침출해 만든 게 특징이다. 신 대표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이길 바란다”고 했다. 신 대표는 족발 등을 생산해 연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신 대표는 2002년 말기 암 환자인 회사 직원의 부인을 보고 음료나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의사는 아니지만 식구나 다름없는 직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음식혁명』 등 음식과 건강 관련 책을 100여 권 읽었다. 회사 주변 야산에서 몸에 좋다는 약초 등을 구입해 차를 만들어 마시고 주변에도 권했다.

또한 식품영양학 교수 6명의 자문을 받아 10년 가까이 음료 개발에 힘을 쏟은 끝에 ‘바른 요일 차’를 개발했다. 그는 “우리 몸은 자연식으로 영양소의 균형을 맞춰주면 스스로 치유할 힘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음료는 설탕 등 첨가물을 넣지 않아 싱거운 맛이 나지만 건강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거창 출신인 신 대표는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남편과 결혼해 대전에서 살았다. 1995년 남편 회사가 부도나자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97년 대학을 나와 고향이나 다름없는 부산으로 건너가 장충동왕족발 가맹점(동래점)을 열었다. 3년쯤 지나자 전국 100여 개 가맹점주 중 매출 실적이 가장 좋았다. 신 대표는 “자동차로 1시간 거리까지 배달하는 등 고객 중심의 경영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2001년 장충동왕족발의 설립자 한봉수씨가 개인 사정으로 회사 운영을 못하게 되자 신 대표가 인수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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