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오쿠키를 '대통령'이라 하면 인종차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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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오 쿠키를 ‘대통령’이라고 이름 지었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가게 주인이 있다. 12일 AP 통신에 따르면 미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팻 컵케이크(Fat Cupcake)’라는 과자점을 운영하고 있는 안젤리카 헤이즈는 자신이 판매하는 오레오 쿠키를 ‘대통령(Mr. President)’이라고 이름 지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라는 이름의 오레오 쿠키는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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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운영되고 있는 과자점 ‘팻 컵케이크(Fat Cupcake)’의 메뉴판. 이곳은 오레오 쿠키를 ‘대통령(Mr. President)’이라고 이름지었다가 인종차별논란에 휩싸였다.[AP=뉴시스]

‘오레오(Oreo)’는 크래프트 푸즈의 쿠키 브랜드다. 1912년 나비스코 사에서 처음 제조ㆍ판매한 이후 큰 인기를 끌며 지금까지 5000억개 이상 판매돼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과자류로 손꼽히고있다. 두 개의 초콜릿 쿠키 사이에 하얀 크림이 샌드로 된 형태가 기본형이다. 이같이 검은색 비스킷에 흰 크림이 들어있는 오레오 쿠키는 미국에서 비유적으로 ‘겉은 검은데 속은 희다’는 뜻으로 해석돼 ‘백인처럼 행동하는 흑인’을 가리키며 흑인을 비하할 때 쓰이기도한다. 지난 2008년 7월 보수성향의 TV토크쇼 진행자 존 매클로플린은 한 토론회에서 “버락 오바마는 ‘오레오’의 전형적인 인물”이라고 주장하기도했다.

이와 비슷한 말로는 스스로 미국인라고 느끼고 행동하는 아시아계에 대해 안에 흰크림이 가득찬 황색 케이크 이름을 따 ‘트윙커(Twinkie)’라고도 한다. 백인처럼 행동하는 멕시코인들은 갈색 껍질에 흰속을 가진 ‘코코넛(Coconut)’, 백인 같은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해서는 흰속에 빨간 껍질인 ‘애플(Apple)’이라고한다. 모두 인종차별용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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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운영되고 있는 과자점 ‘팻 컵케이크(Fat Cupcake)’전경.[AP=뉴시스]

오레오 쿠키 이름을 ‘대통령’으로 명명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이 식당 주인 안젤리카 헤이즈는 이에 대해 억울해했다. 헤이즈는 AP와의 인터뷰에서 “흑인인데 어떻게 인종차별주의자가 되겠느냐”며 “관공서직원들을 겨냥해 그냥 이름을 ‘대통령(Mr. President)’이라고 지었을 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종차별논쟁이 계속되자 헤이즈는 오레오 쿠키 이름을 ‘대통령’에서 ‘프로페셔널(the Professional)’로 바꿨다. 그는 “이 쿠키는 우리 가게에서 여전히 가장 인기있다”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agnag.co.kr,[사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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