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대표, '약콩 초콜릿' 기념품 받았다가 김영란법 논란에 반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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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강정현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서울대 소속의 연구원을 방문한 후 기념품을 받았다가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김영란법)’ 위반 논란이 일자 선물을 되돌려주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정현 대표는 휴일인 9일 오후 수원 광교에 있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을 찾아 자율주행자동차의 연구 개발상황을 듣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융기원 측은 이정현 대표의 방문이 끝나자 이 대표와 수행비서들에게 준비했던 기념품을 두 세트 전달했다. 융기원이 정부 정책과제로 개발한 기능성 약콩 초콜릿 시제품 3상자(개당 1만2000원)와 융기원 홍보책자가 들어있는 쇼핑백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방문한 후 한 매체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간담회에서 이 대표에게 선물을 줬다"고 보도했고 김영란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박태현 융기원장이 간담회에서 “융기원의 운영을 위해 정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선물을 건넸기 때문이다. 융기원 측은 “5만원 미만의 선물이기 때문에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이 대표에게 예산 지원을 요구했기 때문에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약콩 초콜릿은 결국 융기원의 품으로 되돌아갔다. 이정현 대표는 간담회 중 비서진을 통해 쇼핑백을 받아 기념품 전달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이정현 대표는 "여당 대표에게 예산 지원 민원을 하지 않는 곳이 어디 있느냐. 자체 개발한 약콩 초콜릿을 맛보라고 기념품으로 전달한 것까지 문제삼는가"라고 황당해하면서도 비서진을 통해 해당 기념품을 반송했다고 한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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