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70% “주한미군 주둔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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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주장했던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이 미국 국민들에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 지지자는 72%가 찬성
‘한국 무임승차론’에도 역대 최고

매년 미국 국민들의 대외 인식을 조사하는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6일(현지시간) 발표한 2016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주한미군의 장기 주둔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60%, 2014년 64%에 이어 올해는 더 늘어난 역대 최고치다.

조사 결과 “한국에 미군 군사기지를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공화당 지지자 (76%), 민주당 지지자(70%), 무당파(64%) 등 정당 지지에 관계없이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특히 트럼프 지지자의 72%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CCGA는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해 매년 8억600만 달러와 기타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만 일반 미국인들 대부분은 한국의 구체적인 분담 내역을 알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미국인들의 72%는 ‘한·미 관계가 변함이 없다’(58%), 또는 ‘발전했다’(14%)고 인식했다”고 발표했다.

CCGA는 북한의 핵 위협이 고조되며 주한미군 주둔 지지율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 북한 핵 프로그램을 중대한 위협으로 지목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북한에 대한 호감도 역시 조사 대상인 12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2014년 조사 때와 같은 55점으로 1978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유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인들은 북한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외교적 압박을 대거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에 81%가 찬성했고, ‘더 강력한 대북 경제제재를 해야 한다’에 80%가 동의했다. 반면 ‘북한 핵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미군을 보내야 한다’에는 25%만이 찬성했다. ‘공습으로 북한 핵 시설을 파괴한다’도 35%만이 지지했다.

CCGA는 초당적 싱크탱크로 올해 여론조사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 미국 맥아더재단 등이 지원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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