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연풍새재 잇는 버스길 반쪽짜리 노선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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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충북 괴산 연풍새재와 경북 문경 문경새재를 잇는 버스길이 반쪽짜리 로 추진된다.

충북, 두 고개 연결 셔틀버스 제안
문경시는 “관광객 빼앗긴다” 거절
설득 실패한 충북도, “독자 추진”

충북도는 괴산군 연풍새재 고사리에 있는 이화여대 수련원과 경북 문경새재 주차장을 잇는 20㎞ 구간 농촌버스 운행을 기존 왕복 6회에서 3회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가 이 노선을 승인했지만 문경시가 관광객 감소와 상권위축 등을 이유로 반대하기 때문이다.

충북은 괴산 연풍면 조령산 휴양림을 통해 문경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연풍새재’로 부른다. 경북은 문경에서 괴산을 넘어가는 길을 ‘문경새재’로 부르며 관광지를 조성해 왔다. 충북은 연풍새재 관광활성화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조령산 휴양림에서 조령 3관문을 잇는 1.5㎞ 에 폭 3∼4m의 흙 길을 만들어 연풍새재 옛길을 복원했다.

충북도는 2013년 연풍새재 옛길 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연풍~문경새재를 오가는 버스 노선 신설을 구상했다. 괴산지역에 주차한 뒤 연풍새재를 통과해 문경새재까지 걸어가는 관광객들을 위한 방안이었다. 현재 문경으로 넘어간 관광객들이 연풍새재로 다시 돌아오려면 먼길을 걸어오거나 문경에서 택시를 타는 방법밖에 없다. 임성빈 충북도 교통물류과장은 “셔틀 버스가 운행되면 산행이 쉬워져 괴산과 문경지역 모두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은 지난해 괴산에서 3회, 문경에서 3회 출발하는 셔틀버스 노선을 제안했다. 하지만 문경시는 셔틀버스가 운행되면 문경새재 관광객을 괴산에 뺏길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문경시 관계자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 문경 오지마을을 놔두고 관광객에게 버스 편의를 제공하는 건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충북도는 독자적으로 버스 운행이 가능한지를 지난 7월 말 국토부에 문의해 회신이 오는 대로 버스 운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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