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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관리 패러다임의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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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현대사회는 재난이 일상화된 사회다. 기본적인 자연 재난 위에 인적 재난 및 사회적 재난도 증가하고 있으며, 재난의 성격이 점차 대형화·복잡화·국제화되고 있다. 전기 기반 위에 세워진 문명은 전기가 끊어지면 항만·화물·철도·지하철·정수장·항공기·통신 등 모든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각 분야의 문제는 다른 분야의 문제를 상승시켜 복합 재난이 된다. 아이슬란드 화산(2010)이 폭발하자 화산재가 유럽을 뒤덮어 항공기 운항 금지에 따른 물류 수송 대란이 일어났다. 대형 지진의 경우에도 핵발전소·댐·철도·다리·송유관·가스관·건축물 등이 함께 위험해진다. 그래서 예측도, 대책마련도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과거의 패러다임이 정부가 명령, 통제하고 전문 관료가 정보를 독점하는 방식이었다면, 새로운 위험에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적극 참여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참여형 패러다임이 필요하다.